73 장

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적당한 크기의 흑백 사진 한 장이 맨 위에 놓여 있었다. 사진 속 노인은 자애롭게 눈을 가늘게 뜨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.

안타깝게도 이렇게 자애로운 노인은 이미 흙과 함께하고 있었다.

허안환은 바닥에 앉아 눈물을 글썽이며 손가락으로 노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.

'할아버지, 천국에서 잘 지내고 계세요? 환이 보고 싶으세요?'

허안환은 눈가가 빨갛게 물들었고, 고개를 들어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참았다. 하지만 눈물은 마치 그녀와 반대로 행동하듯 앞다투어 흘러내렸다.

손을 뻗어 얼굴을 대충 닦고, 사진을 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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